Hardware Specification

재생포맷 : DVD Video/Audio, SACD, VCD, DVD-R/RW, CD-R/RW, SVCD, CD, CDV, DTS-CD, MP3
특징 : 192kHz/24bit 오디오 DAC, 216MHz/14bit 비디오 DAC, HDMI 출력, Pure Audio, iLink 입출력단자
전고조파 왜율 : 0.0008%
다이내믹 레인지 : 108.8dB
S/N 비 : 118dB
크기(WHD) : 420x109x78mm
무게 : 5.5kg

유니버설 플레이어의 신기원

Pioneer DVD 플레이어 DV-S969AVi

파이오니아는 최소한 AV 리시버와 플레이어 분야에 있어선, 말 그대로 ‘파이오니아’, 즉 개척자였다. AV 리시버 분야에선 AX-10i로 자동 음장보정 기능과 i-Link 연결의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플레이어에선 DV-S747A가 유니버설 플레이어의 신기원을 개척했고, 그 다음 DV-858Ai 역시 또 최초로 i-link(IEEE 1394) 연결 방식을 지원하는 플레이어를 내놓았다. 각 자리수마다 하나씩 더한 DV-969AVi는 여기에 HDMI(with HDCP) 단자와 업스케일링 기능을 추가하여 돌아왔다.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은 금형 비용을 절감하는 차원에서 각 브랜드별로 디자인을 한정하는 편인데, 969AVi의 디자인 747 때부터 유구하게 반복되고 있는 디자인 그대로다. 리모컨 역시 마찬가지. 그러나 안타깝게도 파이오니어의 플레이어 디자인 센스는 개인적으로 소화하기가 힘들다.

전면의 2/3 지점이 꺾여 있는 파이오니어의 플레이어 디자인은 아무리 잘 봐줘도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주지 못한다. 혹시 그리 아름답지 못한 디자인도 일종의 전략이 아닐까 하는 음모론까지 나돌고 있다. ‘솔루션도 판매하는 파이오니아 입장에서, 자신들이 너무 완벽한 제품을 만들어버리면 아무도 자신들의 솔루션을 사가지 않을까 봐 일부러 디자인을 떨어지게 만들어 타 메이커에서 개선할 여지를 남겨둔 게 아닐까’ 하는 것이 이 농담 같은 ‘음모론’의 핵심이다. 물론 그만큼 파이오니아의 플레이어들은 자신들의 솔루션을 적용한 타사의 제품보다 항상 싸게 내놓는 편이다.

이전 파이오니아 플레이어들이 공통적으로 지적받았던 약점이 있다면 화질에 있어 너무 에러가 많다는 점과 CD 재생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화질의 경우 색감에 있어선 호응을 얻기도 하지만 크로마버그(채도가 높은 부분에서 이미지의 가장자리에 계단 현상이 나타나는 오류), 잦은 코밍(화면이 움직일 때 빗질 모양의 무늬가 나타나는 오류), 링잉 현상(선명한 화면을 얻기 위해 윤곽선을 강조할 때 그 주위에 아지랑이처럼 지글거리는 현상) 때문에 감점 요인이 너무 많았다. AV쪽에선 ‘아는 게 병, 모르는 게 약’과 같은 속담이 비교적 잘 들어맞는데, 위의 에러들도 모르고 보면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갈 일이지만, 한번 눈에 들어오게 되면 그 다음부터 자꾸 신경이 쓰여 정상적인 감상이 불가능해질 때가 많다. 이랬던 약점을 DAC(Digital Analog Converter)의 고급화와 HDMI(High Definition Multimedia Interface)단자의 추가로 말끔히 해소했다. 이젠 ‘노이즈 프리 파이오니아’라고 불러도 될 만큼 장족의 발전을 이룩했다. 물론 아무리 DAC의 사양이 올라갔다고 해도 아날로그 컴포넌트 연결보다는 HDMI 단자를 통한 업스케일링(필자의 경운 720p가 가장 적절)한 화면이 훨씬 더 좋은 품질을 보장한다. 현재 HDMI 단자를 보유한 디스플레이 기기가 극히 일부긴 하지만, 시중에서 이미 DVI-HDMI 변환 케이블을 구할 수 있으므로 DVI(with HDCP) 단자가 있는 디스플레이 기기를 소유한 사용자에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음질에 있어서도 확실한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졌는데 이전까지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되었던 소리의 빈약함 역시 상당 부분 극복이 되었다. 풍성하고 두터운 소리까진 아니더라도 적당히 균형 잡힌 소리를 내어줌으로써 굳이 예산을 더 들여 CD 플레이어를 추가할 필요를 느끼게 하지 않는다(물론 개인의 차이에 따라 다르게 결정할 문제긴 하지만). 기존 100만원대 유니버설 플레이어 레벨에선 확실하게 차별화되는 업그레이드 제품인 데다가 기능에 있어서 현재 각광받는 것은 모두 포함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경쟁 제품들 중 가장 저렴한 가격대를 자랑한다. 결국 필자도 구매의 강한 유혹을 느끼고 말았다. 매 달마다 기기를 바꿀 수 있는 통장 잔고는 절대 아니지만, 그래서 이런 일은 역시 돈 많은 사람들이 해야 한다는 후회가 물 밀 듯이 들지만, 기존 필자의 시스템에서 너무도 확실한 업그레이드 효과를 보여주었기에 도저히 물리칠 방도가 없어 보인다.

글 | AV 칼럼니스트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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